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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황장애가 재발했다. 그래서 서산 버드랜드를 갔다.

쉴틈없는사내 2024. 7. 6. 08:47

공황장애가 재발했다. 그래서 서산 버드랜드를 갔다.

나는 안 될 놈이라서 될 놈이다.

한 번 무언가를 시작하면 끝을 본다.

아마 죽기 전까지 할 것 같다.

 

신체와 정신이 아프다 아프다 소리를 질러도

꾸역꾸역 한다. 아파?

운동으로 살려는 드릴게.

 

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건강인데,

건강에 이상신호가 떴는데도

기어코 오늘도 또 하고 있다.

운동 매일 하고 있으니 괜찮겠지.

이렇게 보면 안 될 놈이 맞다.

 

그런데 결국 될 놈도 맞다.

안 되는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가면

성공할 수밖에 없다. 난 그걸 안다.

건강을 오랜 기간 해쳤으니 이제

오랜 기간 잘 다스리겠다.

그렇게 나만의 세상을 완성하자마자

또 공황장애가 재발했다.

긴장의 끈이 다 풀린 건지

바로 몸과 마음에 이상신호가 뜨더라.

그래서 서산 버드랜드를 갔다.

 

광활한 대지와 바다는 나를 힐링한다.

가보면 안다. 서산 외곽으로 한참을 들어가야

버드랜드가 나온다. 주변은 논과 밭, 바다뿐이다.

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버드랜드는

이 모든 풍경을 다 보여준다.

 

공황장애를 완치했는데도

다시 재발한 걸 보니 또 잘못 살았나 보다.

내 자신을 욕하면서도 안쓰러웠다.

눈물이 날 것 같았다.

나를 보듬어주고 싶었다.

 

이제 정말 완성한 걸까.

이제 정말 쉬어도 되는 걸까.

세상은 나를 얼마나 더 큰 사람으로 만들려고

이렇게 후두려 패는 걸까.

과연 이번에도 또 시행착오일까.

 

물론 난 굴하지 않겠지만.

큰 사람이 되는 건 확정이다.

그게 조금 빨랐으면 하는 바람이다.